매일 아침 눈을 뜨면, 거실에선 이미 두어 명이 장난감을 갖고 티격태격 중이고, 부엌 식탁은 누가 뭘 흘렸는지 난장판이다. 열두 살, 아홉 살, 일곱 살—세 딸이 벌이는 소동에 이제 막 다섯 살이 된 막내아들까지 합세하니, 집 안은 늘 전쟁터 같다. 나는 10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 와서, 벌써 3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아온 한국계 캐나다인 교포 1.5세다. 결혼 13년차에 접어들면서 ‘아이 넷’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되짚어보면, 가끔은 스스로도 “참 용감하게도 셋도 아니고 넷이나 낳았지…” 하고 웃게 된다. 몇 년 전 한국에 갔을 때 어떤 처음 뵌 어르신께서 아이 넷을 데리고 곤란해 하는 나를 보고 “애국자”라고 하셔서 아내와 한참을 웃었던 적도 있다. 그 말을 곱씹어보면 나름대로 뿌듯하기도 ..